美의 영토 양보 요구에 키이우 공습에 우크라인들 분노
일각에선 "너무 많은 사람 죽어…영토 양보도 감수해야"

"영토 양보하라니…트럼프도 푸틴 같은 악마"

美의 영토 양보 요구에 키이우 공습에 우크라인들 분노

일각에선 "너무 많은 사람 죽어…영토 양보도 감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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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당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아파트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미국이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양보하라는 종전안을 제시했다는 소식에 우크라이나에서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이같은 요구에 더해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를 대규모로 폭격하면서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공분이 끓어오르고 있다.

키이우 서부에 사는 발렌티나(67) 씨는 24일 새벽 1시 방공망을 뚫고 날아온 러시아 미사일이 집 근처에서 폭발하는 걸 봤다. 그의 집 창문에서 내다보이는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발렌티나 씨는 "두 번째 폭발도 있었고 불길이 보였다. 모든 것이 매우 빠르게 일어났다"고 회상했다.

23일 밤과 24일 새벽 사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전국 8개 지역에 폭격을 퍼부었다. 약 70발의 미사일과 150기가량의 드론이 공격에 사용됐다. 이 폭격으로 총 12명이 사망하고 90명 이상이 숨졌다.

발렌티나 씨는 자신이 살던 아파트가 폐쇄된 뒤 골목에 앉아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푸틴은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도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폭격이 있던 날 밤 폭발의 충격으로 땅에 내동댕이쳐진 70세 가까운 올레그 씨는 "내 생각에 러시아는 사람들이 전쟁에 반대하며 항의하게 하려고 일부러 민간인을 노린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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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키이우 폭격으로 집이 파손된 우크라이나 여성의 눈물 자국.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발렌티나 씨는 미국에도 분노했다.

그는 "트럼프, 내가 할 수 있다면 그를 목 조르고 싶다"며 "어떻게 우리에게 우리 땅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포기하라고 요구할 수 있나. 트럼프는 푸틴의 꼭두각시이고, 푸틴과 같은 악마"라고 맹비난했다.

미국 측은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 대표를 만났을 때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법적 통제권을 인정하고, 현재 우크라이나 본토에 점령 중인 4곳의 통제권도 사실상 인정하는 휴전 조건들을 제시했다. 러시아의 요구를 상당히 받아들인 셈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전쟁에 민간인 사상자가 늘면서 영토를 잃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밤 청소년인 아들과 함께 폭격을 피해 대피소로 달아났다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올가(44) 씨는 "나는 휴전을 원한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말했다.

남편이 현재 군 복무 중이라는 그는 "내 아들까지 싸우러 가는 건 원치 않는다"며 "지금 멈춰야 한다. 영토 양보도 감수해야 한다. 크림반도는 너무 오래 (러시아에) 점령당했다"고 현실론을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러나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것은 자국 헌법 때문에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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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구조 당국이 러시아 미사일 폭격에 부서진 건물 잔해 더미를 수색중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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