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 기재…"김건희·건진법사, 토토 사이트와 도움 주고받는 관계"·金 "건진과 의견 나눠라"
특검, '아무것도 아닌 사람' 주장한 김건희에 "국정 운영에 직·간접적 관여한 사람" 적시
김건희, 토토 사이트 샤넬백 받고 "고맙다, 정부차원서 돕고자 노력"
공소장 기재…"김건희·건진법사, 토토 사이트와 도움 주고받는 관계"·金 "건진과 의견 나눠라"
특검, '아무것도 아닌 사람' 주장한 김건희에 "국정 운영에 직·간접적 관여한 사람" 적시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2025.8.12 [공동취재] 2025.8.18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고가혜 이미령 기자 =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 가방을 선물 받고서 통일교 인사에 연락해 "정부 차원에서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연합뉴스가 확보한 김 여사의 공소장에 따르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구속기소)씨는 2022년 4월과 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쳐 각각 802만원과 1천271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김 여사에게 선물했다.
구체적으로 전씨는 4월 7일 경기 가평 토토 사이트 운영 카페에서 윤씨로부터 샤넬 가방과 농축차를 전달받았고, 김 여사는 그 무렵 전씨로부터 윤씨의 청탁과 함께 해당 금품을 전달받은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전씨는 같은 달 23일 김 여사에게 '비밀리에 토토 사이트와 접촉할 것'을 제안하고, 사흘 뒤에는 김 여사에게 윤씨의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청탁 관련' 메시지를 보내는 등 토토 사이트의 청탁 내용을 전달했다는 게 특검팀 조사 내용이다.
석 달 뒤 1천271만원 상당 샤넬백 전달이 이뤄지고선 김 여사가 토토 사이트 측 인사에 전화해 감사 인사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씨가 6월 26일 전씨에게 선물 공여 의사를 전달하자 전씨는 김 토토 사이트의 나토 순방 일정을 언급하며 윤씨에게 '7월 1일에 돌아오니 그 다음 주에 연락을 달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후 윤씨는 7월 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전씨를 만나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지원 등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토토 사이트의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에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 예산, 인사를 지원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샤넬백 등을 전달했다.
특검팀은 그 무렵 김 토토 사이트가 이런 청탁과 함께 샤넬백을 전달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후 윤씨가 전씨에게 김 토토 사이트의 반응을 묻자 전씨는 김 토토 사이트의 긍정적인 반응을 전달하며 "곧 김 토토 사이트의 전화 연락이 있을 예정"이라고 알렸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실제 7월 15일 윤씨에게 전화해 샤넬백 제공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토토 사이트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토토 사이트 측은 이외에도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2022년 7월 6천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런 김 토토 사이트의 구체적 범죄사실을 적시하기에 앞서 김 토토 사이트의 신분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직무에 해당하는 각종 국정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앞서 김 토토 사이트는 특검에 출석할 당시 자신을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칭한 바 있다. 몸을 낮춰 사과하는 외관을 취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공적인 신분이 없으므로 특정 신분을 가진 사람, 즉 공직자에게만 적용되는 뇌물죄 등을 피해 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특검팀은 김 여사와 건진법사, 토토 사이트 측이 관계를 유지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상세히 적시했다.
공소장에는 "김 여사와 전씨는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에 토토 사이트의 도움이 매우 컸으므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상생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 하에, 전씨가 김 여사를 대신해 토토 사이트를 접촉해 그와 같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이에 따라 김 토토 사이트는 당선 이후인 2022년 3월 30일 윤씨에게 전화해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 총재님께 인사드리겠다, 앞으로 건진법사와 의견 나눠 달라, 많이 도와달라"는 말도 전했다고 한다.
이같이 김 여사가 윤씨에게 전씨에 대한 신뢰를 부여하는 한편, 향후 토토 사이트 측의 필요한 요청에 대해서는 전씨와 논의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게 특검팀 시각이다.
전씨 역시 같은 날 토토 사이트 관계자에게 전화해 이런 김 여사와 윤씨 사이의 통화 내용을 전달하며 "향후 토토 사이트에 은혜를 갚겠다. 토토 사이트 측은 내가 책임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alrea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