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강성곤의 아름다운 우리말…올바른 우리말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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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곤 KBS 한국어진흥원 운영위원
본인 제공

◇ 불고기와 물고기

불고기는 그냥 [불고기]라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하고, 물고기는 [물꼬기]라고 소리 낸다.

왜일까?

우선 불고기의 정체성을 보자. 그냥 '불에 구운 고기'가 맞나?

틀리진 않으나 어딘가 부족하다. 불고기는 불을 사용하긴 해도 그 형태에 있어 조린 국물과 당면, 채소가 어우러져야 불고기다. 곧, 그 음식을 적확히 표현하기엔 어딘가 성기고 허술하다. 복합어인데 착 붙는 합성명사로서의 조건이 미흡한 채로 굳어진 걸로 보인다.

'불갈비'가 [불깔비], '불백'은 [불빽]이 못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 비해 물고기는 '물에 사는 고기'가 오롯하다. 들이나 산에 사는 고기는 다종다양해 뭉뚱그리기가 어렵다. 게다가 그건 너무 흔해 따로 명명(命名)하기도 옹색하다. 그러나 물고기는 단독자(單獨者)다.

다음은 길고양이의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

[길고양이]? 아니면 [길꼬양이]?

지금은 [길고양이]지만 나중엔 [길꼬양이]가 될 것으로 본다.

같은 원리다. 복합어의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은 '관성'(慣性)의 '농도'(濃度)가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한 단어로 인식되면 적극적으로 경음화, 음운첨가 등 음운현상이 활발히 작동한다.

서울의 삼일교회나 경동교회에 다니는 교인에게는 [삼일꾜회] [경동꾜회]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이 일반적이다. 아산병원, 삼성병원의 의사나 간호사, 그리고 자주 내원하는 환자는 [아산뼝원] [삼성뼝원]이 입에 붙는다.

[중부찌방]이라고 하면 어색함이 없는데, [동부찌방], [서부찌방]은 낯설다. [남부찌방] [북부찌방]은 그 중간쯤 어딘가의 느낌이다.

근친(覲親)과 접촉(接觸)의 강도, 빈도에 따른 결과다.

◇ 장고모음(長高母音)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은 장단이 있다.'

맞는 명제다. 그러나 '한국어에는 고저장단(高低長短)이 있다'라고 해야 더 튼실한 진술이다.

'ㅓ:, ㅕ:, ㅝ:'는 조음(調音)의 위치가 높고, 'ㅓ, ㅕ, ㅝ'는 반대로 낮다. 이걸 살려내야 읽기와 말하기에 전달력이 강화되고 음악성이 살아난다.

[검:찰]이라고 해야 서슬 퍼런 엄정함이 느껴지고, 벌 받아 마땅할 인간은 [범:인]이라 해야 걸맞다.

[먼:곳]이라야 아득해 뵈고, 입었던 옷은 [헌:옷]이라 해야 느낌이 닿는다.

[여:론]이라고 해야 두루 묻고 들은 듯하고, [변:화]라야 정말 바뀌는구나 실감이 난다.

억울함은 [원:망]이라야 감이 잡히고 [뭔:가] 해야 자못 궁금해진다.

정통 사극을 보면 존재감이 한층 더 다가온다. 신하들이 왕을 뭐라 부르던가. 전하(殿下)[전:하]라고 한다.

세자는 '저하'(邸下)[저:하]다. 임금이 있는 곳은 '어전'(御殿)[어:전]이요, 그의 명령은 '명령'(御命)[어:명]이다.

이걸 짧게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하면 극의 분위기가 살지 않을 터.

'ㅓ:, ㅕ:, ㅝ:'의 실재(實在)는 이토록 오롯하다. 가히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의 멋과 맛과 격을 살리는 보루(堡壘)라고 할 만하다.

특히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 고유어에서 이 장고모음을 잘 지키면 읽기와 말하기 자체가 훨씬 맛깔나고 세련돼 보인다.

'언:제', '얼:마나'를 올곧게 쓰고 '적:다'(量)와 '적다'(記), '없:다'(無)와 '업다'(背, 負), '걷:다'(步)와 '걷다'(袖)를 구별하고, '멀:다'(遠), '벌:다'(得) 등을 능란하게 부리면 어느새 멋스러운 읽기의 문턱에 서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경위(經緯)라는 한자어가 있다. 기다란 실과 어긋나는 실이다. 세로로 걸친 긴 실은 기준이 되는 경(經)이고 좌우의 그것이 위(緯)다.

장단을 품고 있는 보통의 한국어 모음이 경(經)이라면 'ㅓ:, ㅕ:, ㅝ:', 이 셋은 멋들어진 이단(異端)의 소리를 갖는 위(緯)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일일이 고저장단을 외워 익혀야 하는가, 이런 질문에 맞닥뜨릴 것이다.

답은 외길, '그렇다'.

적이 당혹스럽지만, 발상을 조금 바꿔보면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다. 소싯적 영어라는 외국어를 처음 접했을 때 얼마나 뜨악하고 생경했던가.

그러나 점점 사전을 가까이하며 그 뜻과 용법을 익히면 설령 모르는 단어와 어려운 문장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차츰 적응할 수 있었던 경험, 누구나 없지 않을 것이다.

재미를 붙여 자꾸 찾고 익히면 가능하다. 무엇보다 외워야 할 것, 지켜야 할 것이라는 강박이나 구속이 아니라, 내 읽기와 말하기 역량을 향상하게 시켜주는 강력하고 고마운 도구 혹은 기술이라고 인식하면 좋을 것이다.

◇ 장(長)의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

흔히 '긴 장'으로 통하는 장(長)은 묘한 글자다. 놀랍게도 '길다'는 의미일 때,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은 오히려 짧게 하는 것이 맞는다.

長身[장신], 長髮[장발], 長考[장고]다.

長을 만만히 보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종종 간과하는 점인데 '長'은 'prime', 'premier의 뜻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으뜸', '제1의', '최고의' 의미로 쓰일 때 '長'은 비로소 길게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된다.

장손(長孫)[장:손], 장관(長官)[장:관], 장로(長老)[장:로(노)]다.

길다는 뜻의 長만 보면, 괜스레 길게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그러나 때로, 정확한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은 이렇게 허를 찌른다. 그래서 오히려 흥미롭다.

참고로, 재미있게도 장점(長點)은 단점(短點)[단:쩜]과의 상대성, 대조성으로 다루기에 [장쩜]이라고 짧게 소리 난다. 단점은 반대로 길게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해 [단:쩜]이다.

유쾌한 반란의 미학이다. 짧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은 긴 것이다.

짧은 [단쩜]의 유혹과 관성에서 벗어나 보자.

그러니, 키가 작다고 할 때는 [단:신]으로 길게, 키가 크다고 할 때는 [장신]이라고 짧게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해야 맞는다.

강성곤 현 KBS 한국어진흥원 운영위원

▲ 전 KBS 아나운서. ▲ 정부언론공동외래어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어특위 위원. ▲ 전 건국대·숙명여대·중앙대·한양대 겸임교수. ▲ 현 가천대 특임교수.

* 더 자세한 내용은 강성곤 위원의 저서 '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 '한국어 스포츠 토토사이트 순위 실용 소사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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